성인으로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겪거나 보았을 수 있습니다. 두세 살 짜리 아이가 엄마와 즐겁게 놀고 있는 중, 잠시 후 어머니가 다른 방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어머니가 사라져서 충격을 받은 아이는 울기 시작합니다.
이 때 조금씩 의문이 생깁니다. 아이는 왜 그렇게 우는걸까요? 아이는 왜 1~2분 안에 어머니가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까요? 분명히,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 어머니가 곧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이의 눈 앞에서 어머니가 사라졌고 그 때문에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아이게는 아직 없는 것이죠. 이 때문에 엄마에게 애착이 많은 아이는 혼란과 두려움을 겪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잠시 후 어머니가 돌아오면, 아이는 다시 웃기 시작하고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갑니다. 별것 아닌 상황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이를 통해서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처럼 우리 역시 스스로 이해할 수 없거나 설명할 수 없는 것에 똑같이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죽음’을 들 수 있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죽음을 무시하거나 마음 속에 묻어두지만, 사실 이 주제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왜 자연 현상을 무시하거나 두려워할까요? 사람마다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수수께끼를 만났을 때 이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삶의 한 부분으로서의 죽음
열린 마음으로 생각해보면 죽음이란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밤에 태양을 볼 수 없거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인생은 끊임없는 순환입니다. 출렁이는 파도입니다. 밖으로 그리고 안으로. 음과 양, 다시 양과 음처럼 말입니다. 하나는 다른 하나를 낳습니다. 슬픔 없이 어떻게 행복에 대해 감사할 수 있겠습니까? 어둠이 없으면 빛의 가치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외적으로 드러나는 삶의 양은 우리의 감각으로 쉽게 볼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한편으로, 우리는 인간으로서 마음을 통해 사랑을 체험하고 눈을 통해 용기를 내며, 영혼으로 꿈을 꾸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상력, 지성 및 직관을 통해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음악을 들을 때, 음표 사이에 존재하는 침묵에 주의를 기울이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물이 방에 조화롭게 배치될 때, 사물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을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숲 속에 펼쳐진 생명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듯 보이지 않는 것들이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생텍쥐페리는 그의 책 어린왕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죽음은 참으로 우리 감각의 미스테리지만, 동양과 서양의 여러 고대 문명에서는 죽음을 보다 “전체론적인” 방식으로 설명했습니다. 고대 티베트의 관점에 따르면, 인생은 여러가지 길로 구성된 여정입니다. 한 회랑은 다음 회랑에 대한 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죽음”이라고 부르는 회랑 뒤에는 어떤 중간지점의 회랑이 있고, 그 다음 우리가 “생명”이라고 부르는 회랑이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의 몸은 쇠퇴하지만 우리의 내면이나 영혼은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의 진행에는 “끝”이 없습니다. 오직 발전과 시험만 있을 뿐입니다.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의식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미묘한 과정은 우리의 감각이나 기억으로 인지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가 어머니의 “실종”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우리는 죽는 동안 스스로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두려워합니다. 즉, 우리는 “큰 그림”을 보지 못합니다.

우리의 삶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슷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평범한 삶을 살면서도, 갑자기 특별한 사건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직업을 바꾸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거나, 다른 여러가지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이는 ‘변화’의 시대로서, 고대 이집트인들이 묘사한 ‘작은 죽음’의 특성을 지녔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모든 것이 바뀌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합니다. 이전에 우리안에 존재했던 사람은 더 이상 살아 있지 않게됩니다.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된,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 찬 새로운 버전의 우리가 있을 것입니다. 나는 우리 모두가 이러한 과정을 적어도 한 번은 겪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요약
삶과 죽음은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그리고 멈추지 않고 발생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생명”, “자연” 또는 “우주”라고 부르는 하나의 동전을 이루는 양면입니다.

철학자로서 항상 새롭고 더 나은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길 원합니다. 하지만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죽어야 합니다(상징적인 의미에서)… 내적 장애를 극복하고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여정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내 삶에서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을 버리기 위해서입니다.

용기와 명예로 삶과 죽음을 포용합시다. 우리 스스로의 내면를 살펴보고, 하나의 동전을 이루는 양면의 미스테리를 발견합시다.

Photo by Karin Henseler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