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의 만남 | New Acropolis South Korea

박물관에서의 만남

Encounter at the Museum

박물관에서의 만남

이 장면은 런던의 대영 박물관에서 찍었습니다. 두 명의 여인이 이집트 구역을 둘러보다가 가장 유명한 이집트의 여신 세크메트를 나타낸 네 개의 동상을 바라보면서 잠시 쉬고 있어요.

두 여인은 움직이지 않고 동상들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동상도 움직이지 않은 상태로요.

이 모습은 마치 두 개의 서로 다른 문화를 대표하는 사절단들이 만나 한쪽이 먼저 나서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기대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일어날 리 없는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요.

이성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인간과 동상 사이의 본질적인 차이는 아주 명확해서 둘 사이의 어떤 상호작용을 기대한다는 것은 환상일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이 동상들이, 예술 작품으로써, 자기가 속한 특정한 문화에 국한되지 않는 초월적인 무언가를 발산한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어요. 예술 작품은 항상 어떤 특정한 문화 환경 속에서 나타나는 불변의 전형적인 아름다움을 일시적으로 나타내는 표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은 인류의 것이지 어떤 특정한 문명의 것이 아닙니다. 진실, 선(善), 그리고 정의도 마찬가지로 시간적 공간적 격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일시적이고도 보편적인 가치들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예술을 통해서 우리는 고대의 이집트 여신과 21세기의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날 미묘한 대화들을 상상할 수 있어요.

이는 또 만일 인류의 구성원들이 같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한다면, 서로 다른 문화와 전통 종교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도 진정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모순되게도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것이 같은 시대에 같은 공간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잇기보다 쉬워 보입니다. 하지만 “쉬운” 것은 삶의 목표라고 하지 않지요.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은 정의와 선(善)을 행하고 진실에 다가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하다 보면 이러한 노력의 필요성이 생겨나고 우리 안에서 깨어날 것입니다. 이것이 예술의 힘입니다.